오랜만에 방 한구석에서 쉬고 있는 후지쯔 P1610 노트북을 꺼냈다.
코어2솔로 U1400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CPU가 탑재되어 있고, 램은 최대 2GB까지 장착 가능하다.
무게가 970g에 불과한 초미니 노트북이고, 스위블도 되는 감압식 터치스크린이 탑재되어 있다.
크기가 작아서 UMPC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출시 시점인 2006년 기준으로는 스펙이 빵빵해서 고가형 노트북으로 분류되었다.
무려 200만원이 넘었지만, 지금은 중고장터에서 5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소장가치가 있는 기기라서 그런지 중고장터에는 매물이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P1610의 상위 모델인 P1630은 국내에 극소량 풀려서 수십만원대 가격에 가뭄에 콩 나듯 올라오고 있다)
P1610 간략한 스펙
-. CPU: Intel Core2Solo U1400 1.2GHz
-. RAM: 512MB 혹은 1GB (최대 2GB)
-. HDD: 1.8인치 CF 규격 80GB
-. 무게: 기본 배터리 장착시 970g
-. 8.9인치 1280*768 / Intel GMA 950
-. 유선랜 1Gbps / 무선랜 802.11a/b/g
-. 지문인식 로그인 지원
P1610 특징
-. 기본적으로는 웹캠이 달려 있지 않은 기종이지만, 액정이 고장나서 알리에서 P1630용 액정을 구입해서 교체했다.
(P1630은 웹캠이 있다)
-. 코어2솔로 U1400 1.2GHz CPU가 기본 탑재되어 있는데, 상위 모델인 U7700으로 리볼링해서 쓰던 분들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메인보드 붙박이 모델이라서 CPU를 납땜해서 제거, 교체해야 한다.
-. 원래는 CF 하드디스크가 탑재되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엽기적으로 느려져서 ZIF 규격의 SSD로 교체했다.
-. 램은 1GB가 탑재되어 있는데, 한때 2GB로 확장했다가 빼서 P1630에 넣었다.
P1610, P1620, P1630은 램이 MicroDIMM 규격이라서 흔히 사용하는 SO-DIMM 규격이 호환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2GB짜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타오바오 등지에서 구할 수 있다.
P1610은 레노버 ThinkPad 시리즈와 묘하게 닮았다.
ThinkPad 개발진 일부가 P1610 개발팀으로 이적해서 그렇다는 썰이 있다.
P1610의 가장 큰 특징은 스위블 기능.
보시다시피 디스플레이 목을 꺾어서 태블릿PC처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감압식 터치스크린이 탑재되어 있어서 손가락으로 터치가 어렵고, 아이패드 이후 태블릿PC같은 편의성과는 거리가 멀다.
윈도우7 설치 후기
윈도우7 Home 2020년 1월 마지막 업데이트까지 적용해서 2023년에 사용해 보니..
일단 램 1GB 상태에서는 심각하게 느리다. 체감속도가 주관적인 것이긴 하지만, 인내심 강한 사람도 사용하기 어렵다.
각종 테마를 끄고 최적화해도 답이 없다.
백신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진행될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정도다. 크롬, 엣지 브라우저에서 탭을 띄우면 1분 이상 렉이 걸린다.
백신 업데이트가 완료되면 살짝 나아지지만,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시간이 30분 이상 걸려서 실사용이 어렵다.
(설치한 백신은 Microsoft Security Essentials이며, [바로가기] 참조)
램 2GB 장착시 렉이 다소 줄어들긴 하지만, 실사용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유튜브 영상은 저화질로 간신히 돌아가긴 하지만, 렉이 심하다.
전체 화면으로 시청하는 건 불가능하다.
윈도우10 출시 초기에는 램 2GB 환경에서 그런대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22H2 업데이트 환경에서는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윈도우7조차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서 윈도우8.1도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윈도우8과 8.1은 초기에는 P1610과 궁합이 잘 맞는 운영체제였다. 윈도우8이 터치스크린 탑재 기기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PDF 필기도 되고 스토어 앱들도 매력적으로 실행되었다.
그래도 터치스크린이 탑재되어 있어서 소장용으로는 나쁘지 않다. XP머신으로 굴리기 좋다.
참고로 상위 모델인 P1630은 코어2듀오가 탑재되어 있는데, 아직은 윈도우10도 그럭저럭 사용할 수 있고, 윈도우11 우회설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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